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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잠들기 전에] 반복되는 기억 상실의 스릴러 처음 영화 설명을 봤을 때, 익숙한 기억상실 스릴러인가 했습니다. 주인공이 기억을 잃고, 진실을 찾아가는 구조는 많이 봐왔으니까요. 그런데 막상 보고 나면 분위기나 감정선이 훨씬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기억상실 너무 클리셰 같다 했는데 다른 느낌의 기억상실 영화였음. 매일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기억이 리셋이 되는 약간 메멘토스러운 느낌. 누구 말이 맞는지조차 헷갈리고, 주변 사람들의 표정과 말투가 하나같이 수상하게 느껴지면서 불안은 점점 커집니다. 스릴러 장르답게 긴장감은 유지되지만, 감정선이 끌고 가는 흐름이 더 주요하게 와닿습니다. 크리스틴의 하루는 기억이 계속 끊기는데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감정의 흐름이기 때문에 스토리가 다채로워집니다. 기억을 잃는다는 건 과연 어떤 감각일까라는 .. 2025. 3. 29.
[셔터아일랜드] 다시 보면 소름 돋는 숨은 장면과 떡밥 회수 축축하고 어두캄캄한 분위기가 계속 되는 영화. 셔터 아일랜드는 처음 봤을 때와 시간이 지난 후 다시 봤을 때 전혀 다른 인상을 주는 영화입니다. 첫 관람 때는 미스터리한 분위기에 끌려들어가게 됩니다. 폐쇄된 섬, 실종된 환자, 수사관이라는 익숙한 구도가 펼쳐지니까요. 어두운 바다를 배경으로 정신병원이 자리 잡은 섬이라는 설정만으로도 불안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자연스럽게 범인을 추리하고 진실을 찾아가는 수사극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이야기가 깊어질수록 다른 감정들이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이 영화는 겉으로 보이는 사건보다 인물의 내면, 특히 주인공이 겪는 혼란과 무의식의 흐름에 집중합니다. 보고 난 뒤 머릿속을 정리하다 보면 다시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두 번째 관람부터 본격적으로 영화의 본심이 드러나.. 2025. 3. 29.
[마이너리티 리포트] 예측 범죄가 일상이 된 미래 사회에서 자유의지는 가능한가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개봉한지 꽤나 오래된 영화인데도 시간이 흐를수록 이상하게도 현실의 모습과 겹쳐 보입니다. 예측 범죄라는 설정이 낯설게 느껴지기보단,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어딘가에 이미 스며든 감시와 통제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자유는 어떤 식으로 좁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 개인의 선택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되묻습니다.예측 범죄 기술이 정의를 대체한 미래 사회의 그림자2002년 개봉 당시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였지만, 지금 보면 오히려 현재를 예감한 쪽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 그리고 톰 크루즈의 몰입도 높은 연기가 더해지면서 그 무게감이 더 강하게 전달됩니다. 영화 속 도시는 살인이 일어.. 2025. 3. 28.
[마션] 과학으로 버티고 유머로 살아남다 영화 마션은 우주영화치고도 특이한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션의 원작 소설의 첫 부분 시작부터 강렬한데, 딱 그게 마션이랑 잘 어울리는 도입부입니다. 곧 죽을 수도 있는 상황 같지만 포기하지 않고 웃어보이기. 우주라는 극한의 공간에 혼자 남겨진 이야기라면 무겁고 비장한 분위기를 떠올리게 마련이죠. 그런데 이 영화는 오히려 밝고 유쾌한 톤으로 시작해서 끝까지 그 무드를 유지합니다.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농담을 던지고 감자를 키우며 스스로를 우주 해적이라 부르는 주인공의 모습은 그 어떤 SF 영화보다 색다르게 다가옵니다.리들리 스콧 감독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재난 상황 속 고립이라는 서사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어냅니다. 과학은 냉철하게 유머는 따뜻하게 그리고 인간미는 담백하게. 그 세 가지가 .. 2025. 3. 28.
[가위손] 외로움과 예술이 교차하는 인간성 팀 버튼 감독의 영화 가위손은 마치 꿈과 현실 사이의 틈에서 피어난 정서의 정원처럼 느껴집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괴물의 이야기로 축소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완전하지 않은 존재가 어떻게 세상과 엇갈리고 또 연결되며, 그 속에서 고유한 감정과 창조성을 피워내는지를 섬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가위손을 지닌 소년은 사랑받고 싶어 했지만 끝내 이해받지 못했고, 그 결핍은 아름다움이 되어 눈송이처럼 흩날립니다. 그의 이야기는 어느새 우리 마음 어딘가에 닿아,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닌 외로움과 감정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듭니다. 이 영화는 상처 입은 이들이 세상과 마주하는 방식에 대해 급하지 않은 호흡으로 알려주려 합니다.외로운 존재 가위손이 전하는 감정에드워드는 창조자의 손길이 미처 완성하지 못한, 어쩌면 태초부터 .. 2025. 3. 28.
[매트릭스] 시뮬레이션 세계가 허락한 자유와 그 이면의 존재론 매트릭스를 처음 봤을 때, 화면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총알을 피하는 장면, 초록색 코드가 흐르는 화면, 검은 코트를 휘날리는 캐릭터들. 그런데 그런 화려함 뒤에서 묘하게 낯선 감정이 떠올랐습니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정말 있는 그대로일까 라는 질문이었습니다. 영화는 오락영화처럼 보이지만 어느새 철학적인 물음 속으로 관객을 데려갑니다. 우리가 진짜라고 믿는 이 세계가 사실은 누군가의 설계일 수도 있다는 생각, 한 번쯤 해본 적 있지 않으신가요. 이런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생각을 더하다 보면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것, 내가 선택하고 살아가는 모든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현실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익숙하지 않게 느껴지는 순간이 찾아옵니다.현실과 환상의 .. 2025.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