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개봉한지 꽤나 오래된 영화인데도 시간이 흐를수록 이상하게도 현실의 모습과 겹쳐 보입니다. 예측 범죄라는 설정이 낯설게 느껴지기보단,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어딘가에 이미 스며든 감시와 통제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인간의 자유는 어떤 식으로 좁혀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 개인의 선택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되묻습니다.예측 범죄 기술이 정의를 대체한 미래 사회의 그림자2002년 개봉 당시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 영화였지만, 지금 보면 오히려 현재를 예감한 쪽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특유의 섬세한 연출, 그리고 톰 크루즈의 몰입도 높은 연기가 더해지면서 그 무게감이 더 강하게 전달됩니다. 영화 속 도시는 살인이 일어..

영화 마션은 우주영화치고도 특이한 영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션의 원작 소설의 첫 부분 시작부터 강렬한데, 딱 그게 마션이랑 잘 어울리는 도입부입니다. 곧 죽을 수도 있는 상황 같지만 포기하지 않고 웃어보이기. 우주라는 극한의 공간에 혼자 남겨진 이야기라면 무겁고 비장한 분위기를 떠올리게 마련이죠. 그런데 이 영화는 오히려 밝고 유쾌한 톤으로 시작해서 끝까지 그 무드를 유지합니다.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농담을 던지고 감자를 키우며 스스로를 우주 해적이라 부르는 주인공의 모습은 그 어떤 SF 영화보다 색다르게 다가옵니다.리들리 스콧 감독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재난 상황 속 고립이라는 서사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어냅니다. 과학은 냉철하게 유머는 따뜻하게 그리고 인간미는 담백하게. 그 세 가지가 ..

팀 버튼 감독의 영화 가위손은 마치 꿈과 현실 사이의 틈에서 피어난 정서의 정원처럼 느껴집니다. 이 작품은 단순히 괴물의 이야기로 축소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완전하지 않은 존재가 어떻게 세상과 엇갈리고 또 연결되며, 그 속에서 고유한 감정과 창조성을 피워내는지를 섬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가위손을 지닌 소년은 사랑받고 싶어 했지만 끝내 이해받지 못했고, 그 결핍은 아름다움이 되어 눈송이처럼 흩날립니다. 그의 이야기는 어느새 우리 마음 어딘가에 닿아,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닌 외로움과 감정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듭니다. 이 영화는 상처 입은 이들이 세상과 마주하는 방식에 대해 급하지 않은 호흡으로 알려주려 합니다.외로운 존재 가위손이 전하는 감정에드워드는 창조자의 손길이 미처 완성하지 못한, 어쩌면 태초부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