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42 [헬프]인종차별과 침묵 속에서 연대한 여자들 1960년대 미시시피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 헬프는 당시의 현실을 꾸밈없이 보여줍니다. 평화롭고 질서 있어 보이는 동네 안에, 말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는 불평등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백인 가정에서 일하는 흑인 여성들은 집 안 곳곳을 정리하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집주인과는 분명히 선을 그은 관계였습니다. 누구도 그들을 함부로 대한다고 대놓고 말하진 않지만 행동이나 말 그리고 시선 하나하나가 분명하게 다른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 시절, 그 동네에서 살아간다는 건 피부색에 따라 삶의 방식 자체가 정해지는 일이었습니다. 백인은 선택할 수 있었고, 흑인은 참고 견디는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법보다 더 강력한 건 원래부터 그랬다는 분위기였고, 그 안에 속한 사람들은 차별을 차별이라 말하지 못한 채.. 2025. 4. 5. [127시간] 생존을 위해 고립된 자아를 절단한 순간 실제로 겪고 싶지 않은 실화를 담아낸 영화. 127시간이라는 영화는 분명 재난 영화이자 대단한 생존 이야기입니다. 깊은 고립 속에서 한 사람이 내린 결단, 그리고 겉으로는 자유롭게 보이지만 스스로를 벽 안에 가두고 있었던 주인공이 진정으로 삶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유를 꿈꾸고, 홀로서기를 성공이라 여기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스토리는 한 사람의 생존기이기도 하지만, 혼자서 모든 걸 감당하려 했던 그가 결국 다시 세상과 연결되어 가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여러 가지 생각이 스쳐갑니다. 왜 꼭 혼자서 하려고 했을까. 흔히들 말하는 진정한 자유를 찾는다는 과정이 이렇게 고된 것일까. 누군가와 연결되지 않고도 삶이 온전해질 수 있을까. 애론 랠스턴이 .. 2025. 4. 4. [미드나잇 인 파리] 예술가의 자아가 만든 시간여행 컨셉이 특이해서 더 눈이 갔던 영화인 미드나잇 인 파리. 별도의 자극적인 장면 없이 잔잔한 흐름 속에서도 사람 마음을 울렁이게 만드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파리라는 도시는 그 자체로도 낭만적이지만, 우디 앨런 감독은 그 배경을 빌려 인간 내면 깊숙한 곳에 있는 회피, 갈망, 이상에 대한 동경을 섬세하게 끄집어냅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겁니다. 지금 내가 살아가는 이 시대가 정말 나와 맞는 시기일까. 다른 시대에서 내가 살아갈 수 있었을까 하는 그런 의문. 이 영화는 그런 고민을 문학과 예술, 사랑과 삶이라는 감성적인 키워드로 풀어냅니다. 동경하던 시대로 시간여행을 갔다는 것만 보면 즐겁고 행복해 보이는 일 같지만, 길이라는 인물의 고독과 자아 탐색이 느껴지는 더 깊은 서사를 갖고 있었습.. 2025. 4. 3. [언터쳐블 1%의 우정] 프랑스 영화 속 코미디 코드가 이뤄준 세계적 공감 프랑스 영화 언터쳐블 언터쳐블 1%의 우정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인생 영화로 꼽히고 있습니다. 저에게도 처음 봤을 때보다 시간이 지나 다시 봤을 때 더 따뜻하고 묵직하게 다가왔던 영화 중 하나입니다. 아마 첫 프랑스 영화가 언터쳐블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이 더욱 감동을 가져왔습니다. 두 사람의 우정이나 계급을 넘는 이야기라는 것을 넘어 전혀 닿을 수 없을 것 같던 두 사람의 인생이 만나며 자연스럽게 서로를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오는 감동이 오래 남습니다. 프랑스 영화 하면 뭔가 어렵고 철학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ㄴ즌데 언터쳐블은 제 선입견을 깨준 영화였습니다. 진지하면서도 무겁지 않고, 유쾌하면서도 가볍지 않아요. 웃기다가 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지고, 슬퍼야 할 장면이 꼭 눈.. 2025. 4. 2. [테넷] 코로나 시대 영화관에 남긴 시간의 서사 2020년, 세상이 멈춘 그 해에, 영화도 발길을 멈췄습니다. 블록버스터는 하나둘 사라지고, 새로운 영화는 전부 온라인으로 향했습니다.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극장에서 개봉한 테넷은 한줄기 빛 같았습니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만든 영화인데다가 액션영화, 이런건 극장에서 봐야 그 웅장함이 더 잘 느껴지는데 그냥 개봉하기로 결정하기까지 얼마나 고민되었을지. 그 시기에 직접 극장에 가서 이 영화를 본 경험 자체가, 오랜만에 극장에서 봐야하는 영화의 감각을 다시금 일깨워주었습니다. 테넷을 보고 나오니 영화란 공간과 시간이 만들어내는 총체적인 경험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시간을 거꾸로 달리는 테넷테넷은 처음부터 끝까지 이해하려고 들면 어려운 시간 여행이 섞인 액션영화입니다. 과.. 2025. 4. 1. [돈 룩 업] 기후위기 속 밈에 중독된 현실도피 사회 넷플릭스 영화 돈 룩 업, 제목과 캐스팅부터 흥미진진했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에 제니퍼로렌스, 메릴스트립, 티모시 샬라메 게다가 아리아나 그란데까지. 말도 안 되는 사람들이 다 나오는데 안 볼 수가 없지. 어떻게 이런 초호화 캐스팅을 해냈는지 신기합니다. 하지만 보고 나면 생각이 조금 많이 복잡해집니다. 혜성이 지구를 향해 오고 있고, 누가 봐도 심각한 상황인데, 등장인물 대부분은 심드렁하거나 그 상황을 가지고 웃고 떠들기 바쁩니다. 생각해 보면 그게 꼭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세상이 망해가는 걸 알면서도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살아가는 지금 현실 반영 100% 였습니다. 영화 보는 내내 기후위기도 그렇고 저런 무관심이나 자극적인 인터넷의 밈 사용 등 나도 잘하고 있는 것은 .. 2025. 4. 1. 이전 1 2 3 4 ··· 7 다음